매운 껍데기 속 달콤함. 슈렉은 정말 양파 같네요.
어렸을 때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슈렉을 다시 보았습니다.
보는 동안 너무나 많은 감정이 떠올라 먹먹해졌어요.
그리고 아마 한동안은 이 감정들을 계속해서 곱씹을 것 같습니다.
다른 이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, 거절당하는 게 두려워, 상처받는 게 두려워 문을 닫아건다.
아늑한 오두막 안에서는 온 땅을 적시는 비도 그저 빗소리에 불과하고, 천둥 소리도 조금 시끄러운 소음일 뿐.
보지 않고 듣지 않으면 마음 줄 일이 없고, 가슴 아파할 일도 없다.
그렇게 점차 그리워하는 법을 잊다가, 끝내는 그리워했었다는 사실마저 잊은 채 만족하며 살아갈 것이다.
누군가가 닫힌 문을 두드리기 전까지는.
내가 여기 있다는 걸 누군가가 알고 있으며, 그 사람이 문 너머에 있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.
용기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게 아니라 넘어서는 것이라던가요.
제 안에서 동키는 단지 말 많고 귀찮은 당나귀(미안)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는데, 다시 보니 이거 참 대단한 녀석이었어요.
슈렉은 진실한 관계를 맺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한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그리고…
당신이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는, 당신이 무언가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기에.
그런 격려를 받은 것 같아 뭉클해졌습니다.
세상 모든 사람이 바라는 만큼 사랑하고 사랑받기를.